일년동안 전문계고 고3 담임을 하고 졸업식을 한지 열흘이 지났다. 차일피일 미루다 일기장에 글을 써본다.
요듬 아이들은 학교에 애착이 없는 것 같아 많이 아쉽고 슬퍼지기도 한다. 수능이 끝나고 12월은 너무도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다. 아이들은 모든 것이 끝난 것인양 말도 듣지않고 또 학교를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반에서 몇명만이 개근상을 타야해서 울며겨자먹기로 나와서 교실을 지키곤 한다.
난 해마다 고3 담임을 하면서 이런부분에 많의 회의를 느끼곤했었다. 교육과정을 고3들은 짧게하여 대학 진학 및 취업을 하기 위한 준비시간을 만들어 주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나 시골학교라 예산이며 문화체험, 사회봉사등 다양한 활동에도 제한적이라 아이들의 탈출구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보면된다. 혈기 왕성한 학생들의 탈출구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올핸 시내로 옮겼으니 많은 연구를 하고 시도를 해봐야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수능이 끝나면 모든것이 끝났것으로 학습태도가 변해버린다는 것이 너무도 힘든 부분이다.
우리반 아이들은 다행이 취업반이라 미리 여름방학전부터 현장실습겸 취업을 거의 했기 때문에 지루한 시간은 없었다. 졸업식날 모두 회사생활을 해서 그런지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졸업식장에 들어섰다. 포옹도하고 악수도하고 눈인사로 인사를 나누고 짧고도 긴 고등학교 학창시절의 빛나는 졸업식이 끝났다.
정든교실에서 졸업장, 상장, 건강기록부를 나눠주니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무뚝뚝한 남자애들은 고등학교 3년이 지겹다는 듯이 뒤도 안돌아보고 획 사라졌는데, 말괄량이 여수들이(13명) 샘 사진찍어요 하면서 교탁앞에 모여들었다. 찰칵 두방 찍고 건강하게 잘살아라는 인사를 건네면서 여학생들도 빠져나갔다. 그래서 요즘은 딸을 더 좋아하나보다.
늘 해마다 격는 졸업식이지만 이번은 좀 애틋하다. 조금은 시끄럽고 수다스런 여자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칠여수(최수인, 진실로, 정혜은, 백송이, 진주희, 허은영이, 김인현)라고 별명을 붙였는데 여학생 13명(그리고 정지은, 서창숙이, 임지연이, 강경연,이지혜,이진우) 모두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남자애들은 늘 썰렁했지만 여수들은 아침마다 나를 즐겁게 맞이해주곤 했었기에 정이 참 많이 들었던것 같다.
일년동안 환경정리도 일등했고 교실 청결을 위해서 휴지하나 쓰레기하나 없는 교실을 만들이 위해서 발바닥도 많이 때려줬었고, 기능사 시험에 합격시켜주기위해서 아침마다 숙제검사하면서 발바닥, 종아리도 아프게 해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교실 청결에 힘쓰고 기능사 시험에도 100% 합격해서 큰 보람을 느꼈었다.
이러한 추억과 가정에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고 어려운 학창시절 잘 견디고 이겨내서 고맙구나!!! 진심으로 졸업 축하한다. 사회나가거든 꼭 성공해서 20년쯤(내나이 73세) 지나서 얼굴 한번보자구나 내가 그때까지 살아 있어야 하는데 건강관리 나부터 열심히 해야겠네....
해마다 졸업식이 끝나면 큰 보람과 허전함이 교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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